올블로그 사이트에 갔다가 메인화면에서 흥미로운 글을 발견했다. '블로그 포퓰리즘'에 관련한 글. 인용하신 글 중에서 '메이저 블로그'란 말이 있었다. 그 단어를 보면서 참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만약 정말로, 블로그가 메이저와 마이너가 있다면 얼마전 이사 온 나는 철.저.하.게. 마이너 블로거다.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혹은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블로그로 대표되는 이런 시스템의 전세계적 인기는 오랫동안 기존 언론이 가지고 있던 상징적 위치와 권력에 억눌려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기 힘들어했던 보통 사람들에게 대중을 향한 발언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04년부터 블로그를 하면서 가끔 이런 질문에 봉착하곤 했다. '내가 왜 블로그를 하는거지?' 그리고 항상 대답은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진부하지만 진실한 대답으로 귀결되곤 했다. 정말, 어쩌면 다른 모든 일들이 그럴지 모르겠지만, 블로그는 철저히 '자기만족'을 위한 수단이다. 그 '자기만족'이 소위 말하는 인기 블로거가 되면서 유명세를 타는 것으로 얻어질 수도 있고, 그냥 자기 자신처럼 평범한 사람과 진지하게 소통하면서 얻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구도 그 방식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하지만 가끔 '자기만족'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자신과 다른 블로거를 철저하게 구별지으며 일종의 권력 구조를 양산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블로그의 태생 자체가 정보에 있어서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기인한 것이라면 블로그는 당연히 그 것을 딛고 일어나서 새로운 형태의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이는 존재 자체에 대한 기만이 아닐까? 블로그 하나 때문에 인기블로거가 되고, 자신의 블로그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일종의 '선민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솔직히 우습다. 그 선민의식이 결국은 대중의 입맛에 맞추어 결국 자기 자신의 솔직한 포스팅까지 방해하는 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엠블에서 활동하던 시절, 소위 '인기 블로거'의 블로그 포스팅을 자기 글인양 올려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 '인기 블로거'는 엠블을 떠났고, 다른 블로거들은 더 열받아서 그 도둑님-_-에게 심지어는 인신공격까지 서슴지않았다. 무서운 일이다. 물론 표절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일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1대 다수로 편을 갈라서 한 사람을 정말 '조지는' 이런 식은 옳지 못하다. 귀족 언론에 기생하는 이익집단의 이미지를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얼마 전, 새해를 맞이하면서 내가 좋아하던 영화 블로그를 들어갔는데 지난 글들을 모두 삭제하신다는 글을 보았다. 댓글에는 이런 저런 말이 오갔고(비판도 있고, 지지도 있었다) 비판적인 논조의 댓글에 그 주인장님은 댓글을 일일이 달아주시면서 자신을 변호하셨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 글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지만 결국 결론은 (적어도 내 입장에선) '난 이렇게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블로깅 했는데 사람들은 왜 그 노고를 몰라주나'였다. 만약 정말로 그 분이 다른 사람들의 격려와 사랑과 관심을 통해서만 자기만족을 느낀다면 정말이지 죄송하지만 '불쌍하다'라는 말을 던져줄 수 밖에.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만 자기만족을 얻는다는 것은 자존감의 결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 강하게 뿌리박고 있는 '체면중시'라는 풍조의 희생양이라고 해야 할까?

 모두 처음부터 인기에 연연하며 블로그를 시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블로그 초창기의 글을 보면서 초심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왜 블로그를 시작했는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결국 블로그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 미디어'의 모습에 충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력구조는 결국 누군가에게 희생과 억압을 강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