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김영하 저

오직 두 사람 - 10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오랜만에 적는 책 리뷰. 


이어폰도, 크레마도 없이 출근하는 지하철이 너무 심심해서 핸드폰으로 읽기 시작해 두어 시간 동안 후루룩 읽은 책.


이 책은 <오직 두 사람>, <아이를 찾습니다>, <인생의 원점>,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 <신의 장난> 총 7편의 단편을 엮은 단편집이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오직 두 사람>과 <아이를 찾습니다>.

확실히 출산 후 부모와 자식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대한 관심도 많아져서 그런지 그런 내용을 담은 콘텐츠들이 마음에 콕콕 박힌다. 


특히 <아이를 찾습니다>는 첫 도입부터 마음이 쿵. 


길을 지나면 자주 볼 수 있는 실종 자녀 찾기 현수막(아마도 지금 많은 이들이 떠올릴 그 현수막)을 보며 늘 '좋은' 결말을 바랐는데(물론 지금까지의 상황은 좋지만은 않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걸 끌어올려 보여준 것이 참 좋았다. 단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모든걸 바쳤던 인생에서 정말 바라던 그 목표를 이룬 이후, 그 이후의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은 어떨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걸? 이라고 얘기하는 작가가 조금은 밉기도 했지만.


저는 생각했어요. 아무와도 대화할 수 없는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의 고독에 대해서요. .... 만약 제가 사용하는 언어의 사용자가 오직 두 사람만 남았다면 말을 조심해야겠어요. 수십 년 동안 언어의 독방에 갇힐 수도 있을 테니까. 그치만 사소한 언쟁조차 할 수 없는 모국어라니, 그게 웬 사치품이에요?

<오직 두 사람>



남들이 보기엔 아무 희망도 없는 부부관계에서 그는 삶을 지탱할 최소한의 에너지를 쥐어짜내고 있었다. 그에게 미라는 카라반의 낙타와도 같은 존재였다. 목표와 희망까지 공유할 필요는 없었다. 말을 못해도 돼. 웃지 않아도 좋아. 그저 살아만 있어다오. 이 사막을 건널 때까지. 그래도 당신이 아니라면 누가 이 끔찍한 모래지옥을 함께 지나가겠는가.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를 찾습니다>에서 윤석이 미라에게 가졌던 감정. 그것은 지난 시간동안 상실의 시간을 함께 견뎌온,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오직 두 사람'만이 서로를 지탱하는 힘이었기에, 스스로를 감정(고통)의 감옥에 갇히지 않게 하려는 필사적인 몸부림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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