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7월 12일 목요일


항상 이때쯤이 되어야 글을 한 줄이라도 적을 짬이 나는 것인지...


회사 집 회사 집 종종거리며,

나의 시간을 먹고 자라는 아이를 보며,

그렇게 살고 있다.


그래도 이젠 여유가 좀 생겨서 격주마다 있는 동네 워킹맘들과의 독서모임에도 나가고

혼자 있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도, 때론 지치고 짜증날 때도 있지만, 매우 소중하고 즐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나의 고민은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것인가, 아니 다닐 수 있을 것인가, 이다.


원래도 건강한 편은 아니었는데 출산 후 이런저런 몸의 이상이 있어서

자꾸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사실.


뭐 크게 지병이 있는 것은 아니고 불량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에서 오는 문제들이 많은데

역시 모든 병은 퇴사가 약이라는 생각이 점점 든다. 

지금껏 휴식기 없이 계속 달려온 걸 생각하면 정말 지칠때도 된 것 같고.

(다시 강조하지만 육아휴직은 휴직이긴 하지만 휴식은 아니다!!!)


게다가 작년부터 이어져 오는 회사 내의 이러저러한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회사에 정나미가 뚝 떨어진 것도 있고.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개인 스스로가 해야하는 이 malfunction이 사람을 매우 지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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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일 쓰나미가 지나가고, 조금은 짬이 나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고 있는데

책을 읽다보니 육아휴직 때의 시간들이 생각나서 문득 글을 쓰고 싶어졌다.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나른한 혼자만의 시간.

집 근처 작은 도서관에 가서 서가에 꽂힌 이런저런 책들을 구경하고

책을 조금 읽다가 다시 꽂아두고 나와 다음날 다시 또 그 책을 읽으러 가는 그런 시간들.


얼마전 출장 일정이 일찍 끝나 광화문 교보에 갔는데,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다들 저마다의 책에 몰두해있는 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내가 그 순간에 그 풍경의 일원이라는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매일매일이 그런 시간들로 채워진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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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나는 아마도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겠지.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지금 순간의 기분에 취해 회사를 그만둘만큼 나는 이제 자유로운 몸은 아니니까.


아이가 어느정도 큰 후에, 더이상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을 그 순간에

사회적인 '이름'이 없어진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타격감을 줄지 알 수 없어 더욱 공포스러운 것도 있고.


물론 나는 그냥 존재 자체로 의미있는 사람이겠지만, 또 그래야 하지만,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나의 정체성에 영향을 줄것이라는 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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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고민 매일 안고 살지만

그래도 이렇게 적어볼 작은 공간이 있어 다행이다.

매번 휴면계정 풀어서 글 써야 하는 신세지만 ^^..


건강한 여름 나고,

한뼘 더 자란 나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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